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와 더불어, K-드라마는 단순한 시청 경험을 넘어 현실 세계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 속 장면이나 공간을 현실에 구현한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은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 마케팅 방식은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증폭시키고, 시청자와 팬의 감정적 유대를 강화하며, 궁극적으로는 드라마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OTT 플랫폼의 부상과 동시에, 오프라인 경험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지금, K-드라마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바탕으로 체험적 콘텐츠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브랜드와 팬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K-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을 확장하고 있는지, 실제 사례와 전략을 통해 그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드라마 공간 구성의 전략적 현실화
K-드라마의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공간’입니다. 드라마 속 배경을 현실로 옮겨놓음으로써, 시청자는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 ‘참여하는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2023년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촬영지로 사용된 학원가 골목은 드라마 방영 이후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이 공간을 기반으로 한 팝업 카페와 포토존이 자발적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이처럼 드라마 속 공간은 팬들에게 감정을 재현하는 매개체가 되며, 관광지화되는 현상도 함께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공식적으로 기획된 공간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글로벌 흥행 이후, 넷플릭스는 서울 인사동에 ‘좀비 체험 존’을 열어 관람객이 좀비 탈출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포토존을 넘어서, 실제 스토리와 연동된 공간 체험으로 관람객을 ‘플레이어’로 전환시키는 전략입니다. 공간 마케팅은 K-드라마의 핵심 정서를 건축적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 로펌 사무실 세트장은 시청자에게 캐릭터의 감정과 일상을 간접적으로 재경험하게 했으며, 이후 일부 드라마 세트장이 관광 콘텐츠로 개방되기도 했습니다.
팬심을 움직이는 감각적 체험의 연결 고리
K-드라마의 체험 마케팅은 단순히 드라마를 '기억하는 방식'을 넘어서, '다시 경험하고, 공유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팬심을 자극하는 감각적 체험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도 올레길 일대를 주요 배경으로 삼았고, 방영 이후 촬영지 중심으로 구성된 ‘드라마 로케이션 투어’가 관광 콘텐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서 지역경제와 연계된 문화콘텐츠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체험 마케팅은 촉각, 시각, 후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향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주요 인물들의 감정이 흐르던 카페 공간을 실제 카페로 구현하고, 드라마 속 커피와 디저트를 현실 메뉴로 판매함으로써 ‘입체적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는 감정의 소비를 ‘제품의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이며, 실질적인 브랜딩 효과도 가져왔습니다. OTT 플랫폼 또한 팬의 경험에 적극 관여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의 신부〉 공개 후, 드라마 콘셉트에 맞춘 체험형 전시회를 열고, 극 중 의상과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여 관람객이 직접 촬영을 하거나 캐릭터 역할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처럼 감각과 정서, 참여가 어우러진 체험은 팬의 충성도를 강화하고, 콘텐츠의 기억 지속 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콘텐츠 IP 확장의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오프라인
K-드라마의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은 더 이상 단발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이는 콘텐츠 IP를 확장하는 하나의 유력한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3년 〈더 글로리〉가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이후, 드라마의 스크립트 일부와 미술 소품, 캐릭터 공간 등을 재현한 전시가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해당 전시는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를 통해 드라마의 메시지와 감정선이 다른 문화권 시청자에게도 직접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IP의 유연한 확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과거에는 드라마가 끝나면 관련 콘텐츠 소비도 종결되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종영 이후에도 오프라인 체험 콘텐츠가 지속적인 브랜드 접점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체험 공간 내에서 굿즈 판매, 현장 이벤트, 커뮤니티 운영이 함께 이루어지면 드라마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경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콘텐츠 플랫폼도 오프라인을 IP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티빙은 오리지널 드라마 〈돼지의 왕〉의 심리 스릴러 요소를 살려 체험형 방탈출 공간을 기획했으며, 이는 드라마를 단순히 ‘보는 것’에서 ‘직접 풀어보는 것’으로 전환시키는 대표적인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플랫폼 브랜드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콘텐츠 자체의 수명을 늘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결론: 감정과 공간을 잇는 콘텐츠 소비의 확장
K-드라마의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은 단순한 부가 활동을 넘어, 콘텐츠의 감정과 메시지를 다른 차원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공간이라는 물리적 경험은 콘텐츠의 정서를 현실에서 다시 느끼게 하는 통로가 되며, 이는 시청자와 드라마 간의 감정적 유대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OTT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소비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체험은 여전히 강력한 팬덤 구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가 일회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해지기 위해선, 감각적이고 물리적인 경험의 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또한 콘텐츠를 ‘보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마케팅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점을 입체화하는 중요한 전략이 됩니다. 특히 K-드라마처럼 감정의 진폭이 큰 콘텐츠일수록, 이 감정을 일상 속 공간이나 물건, 체험으로 다시 느끼게 하는 방식은 팬층의 충성도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향후 콘텐츠 산업은 디지털·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전략이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드라마를 기억하고 재경험하게 하는 ‘체험 콘텐츠’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콘텐츠를 넘어서 삶에 침투하는 감정의 공간들, 바로 그것이 K-드라마가 세계와 더 깊이 연결되는 방식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