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K-드라마 시장에서 ‘리메이크’는 검증된 원작 IP를 활용해 안정적인 시청률과 글로벌 흥행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영화나 외국 드라마, 웹툰 등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된 리메이크 드라마들은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실제로 방영되었거나 제작사 및 방송사에서 공식 발표한 리메이크 작품들만을 연도별로 정리해 소개합니다.
2020~2021 방영된 리메이크 작품
2020년과 2021년은 리메이크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K-드라마의 주요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특히 외국 작품을 국내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드라마들이 주목받았고, 일부 작품은 오히려 원작보다 더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 《18 어게인》 (JTBC, 2020) – 미국 영화 《17 Again》(2009)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중년 남성이 18살의 몸으로 돌아가며 가족과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원작의 코믹함보다 한국적 정서와 가족 중심 드라마 요소가 강조되어 국내 시청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언더커버》 (JTBC, 2021) – 영국 BBC 드라마 《Undercover》(2016)의 공식 리메이크. 스파이였던 남편과 검사인 아내가 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정치와 가정의 갈등을 균형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한국 사회 현실에 맞게 재구성한 서사 구조가 특징입니다.
- 《모범택시》 (SBS, 2021) –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지만, 정식 리메이크 드라마로 인정되는 사례. 사회적 약자들이 범죄 피해를 복수받는 이야기로, 기존 웹툰보다 현실성을 강화해 크게 흥행했습니다. 시즌 2까지 제작될 만큼 대중적 성공을 거둔 대표적 리메이크형 콘텐츠입니다.
이 시기 작품들의 특징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는 감성적 각색에 집중했다는 점이며, 안정적인 시청률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2~2023 리메이크 확대와 글로벌화
2022~2023년은 K-드라마 리메이크의 글로벌 확장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를 국내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OTT 플랫폼에서 글로벌 동시 공개가 이뤄졌습니다.
-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Netflix, 2022) – 스페인의 글로벌 인기 시리즈 《La Casa de Papel》(종이의 집)의 한국 리메이크. 남북통일 직전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원작의 범죄 구조를 한국 사회에 맞게 재해석했습니다. 스페인판의 인기만큼은 아니었지만, 현지화 시도와 세계관 각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유미의 세포들》 (TVING, 2021~2022) –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감정 세포를 의인화한 형식을 드라마에 도입하며 신선한 리메이크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비록 외국 작품은 아니지만, 웹툰의 애니메이션적 연출을 실사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사례로 언급됩니다.
- 《아일랜드》 (TVING, 2022~2023) – 윤인완·양경일 작가의 1997년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퇴마 세계관이 중심이며, 웹툰 특유의 서사를 현대적 특수효과와 스케일로 재현했습니다. 시즌제로 구성되었고, 웹툰 리메이크로서의 연출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SBS, 2022) – 동명의 논픽션 책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 범죄심리 분석관의 이야기를 다루며 실존 인물과 사건에 기반한 각색이 특징입니다.
이 시기의 리메이크는 단순한 원작 충실성보다는 서사의 확장과 세계관의 확장에 중점을 두었고, OTT 글로벌 공개를 전제로 한 제작방식이 증가한 것이 특징입니다.
2024~2025 리메이크 예정작
2024~2025년을 기준으로 공식 발표가 이뤄졌거나 제작 확정된 리메이크 작품은 수적으로는 적지만, 기대작들이 집중된 시기입니다.
- 《내 이름은 김삼순》 리메이크 (JTBC) – JTBC는 2005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로맨틱 코미디 《내 이름은 김삼순》의 리메이크 판권을 확보하고, 리부트 형태로 기획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원작의 핵심은 유지하되, 현대 여성의 자존감·연애관·사회적 역할을 반영해 전면적으로 재해석할 예정입니다.
- 《시그널》 일본판 리메이크 –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가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사례입니다. 2021년 후지TV에서 방영되었고, 2024년 후속 시즌 제작이 공식화되었습니다.
- 《그녀의 사생활》 태국판 리메이크 – tvN 드라마가 태국에서 리메이크되며, CJ ENM과 태국 현지 제작사 GMM이 공동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응답하라 1988》 인도네시아판 리메이크 – 2023년 CJ ENM은 《응답하라 1988》의 리메이크 판권을 인도네시아 제작사에 판매하고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국내에서는 아직 다수의 리메이크가 ‘기획 또는 루머’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한국 드라마 IP를 리메이크하는 흐름이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2025년 이후 방영될 국내 리메이크 작품들도 계속해서 발표될 예정이지만, 현시점에서 공식화된 건수는 제한적입니다.

결론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방영되거나 공식 발표된 K-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을 살펴보면, 단순히 인기 있었던 원작을 재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에 맞춘 재해석과 감성적 각색을 통해 콘텐츠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OTT 플랫폼의 글로벌화와 함께 리메이크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의 원작 IP가 외국에서 리메이크되는 반대 흐름도 활발합니다. 콘텐츠 제작자나 블로거라면, 앞으로 리메이크가 어떤 기준으로 기획되고 성공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콘텐츠 전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리메이크는 결국 과거의 성공을 현재와 미래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