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촬영지 기반 콘텐츠 여행 코스 설계 방법 (기획, 동선, 몰입감)

by chocolog 2025. 12. 1.

최근 몇 년 사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단순한 ‘팬투어’를 넘어서는 콘텐츠 기반 여행 코스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디서 찍었는가’를 넘어서, 작품의 감정선과 공간의 정서를 따라가는 몰입형 여행이 여행자의 새로운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무브 투 헤븐》, 《마스크걸》, 《소년심판》, 《D.P.》, 《수리남》 등의 작품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일상적이거나 폐쇄적이면서도 감정 몰입이 가능한 장소들을 촬영지로 삼아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콘텐츠의 정서를 살린 여행 코스 설계 방법을 기획, 동선, 몰입 요소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콘텐츠 여행 코스 설계 방법 이미지

1. 기획: 서사를 담아낼 수 있는 장소 선별

콘텐츠 기반 여행의 출발점은 장소가 아니라 ‘작품의 정서’입니다. 같은 장소도 작품에 따라 따뜻함, 고독, 고립, 혹은 긴장 등의 정서를 전혀 다르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코스를 설계하는 사람은 먼저 장르, 감정 곡선, 캐릭터 심리 흐름을 분석하고, 그 정서를 가장 잘 품어낼 수 있는 실제 공간을 선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무브 투 헤븐》은 죽음을 다루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한 회복과 치유를 담은 작품입니다. 주 촬영지였던 수원의 오래된 다세대 주택가, 의왕 철도길, 고양의 공업지대는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지만, 카메라와 감정선이 결합되며 정서적인 깊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을 연결해 코스를 구성할 경우, 관람객은 삶과 이별, 기억의 서사를 함께 걷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마스크걸》은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의 억압을 그린 어두운 서사입니다. 남양주의 낡은 모텔 거리, 폐쇄된 헬스장, 도시 외곽의 불 꺼진 골목 등은 스토리의 폐쇄감과 분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장소로 작동합니다. 이 경우 코스 설계자는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야간 시간대 구성, 조명과 음향을 활용한 연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2. 동선: 스토리 흐름과 현실 동선의 정교한 조율

감정과 서사를 따라가는 여행은 단순한 거리상의 경로가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 흐름을 현실 속 이동 경로로 치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때 동선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은 바로 감정의 시간 순서와 물리적 이동 효율입니다.

《소년심판》은 인천과 김포 지역의 시청 청사, 공공청사, 학교 외곽 등을 활용하여 청소년 범죄와 사법 시스템을 다룬 작품입니다. 하나의 사건이 점차 확장되며 법정으로, 학교로, 가정으로 퍼져나가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코스는 감정의 확대를 반영하여 소규모 공간 → 공공기관 → 법정 공간 순으로 점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감정 몰입에 효과적입니다.

한편 《D.P.》 시즌2는 철원, 포천 등 군부대 인근 실제 로케이션을 활용하여 탈영병을 추적하는 밀도 높은 전개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거리보다 ‘폐쇄감’과 ‘쫓기는 정서’가 중요하므로, 단기 테마 코스로는 좁은 골목, 버려진 구조물, 건조한 야외공간 중심으로 배치하여 심리적 긴박감을 동선 안에 구성하는 것이 설계 핵심이 됩니다.

또한 감정 피로를 고려한 휴식형 공간의 삽입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무브 투 헤븐》 코스의 중간에 소박한 식당, 주인공이 앉았던 벤치, 혹은 사운드가 차단되는 조용한 골목을 배치하면, 감정 몰입과 환기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습니다.

3. 몰입감: 체험과 정서의 입체화 장치

장소를 걷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짜 콘텐츠 여행 코스는 화면 속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감각을 입체화해야 합니다.

첫째, 감정 기억을 자극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무브 투 헤븐》처럼 정적인 서사의 경우, QR코드를 활용한 스틸컷, 대사 리플렛, 유품 카드 형태의 안내물을 제공하면 관람객은 단순한 시각 관람을 넘어 감정 기록에 참여하게 됩니다.

둘째, 장면 재현 체험 요소의 도입입니다. 《마스크걸》처럼 특정 복장을 상징적으로 연출하거나, 실내 장면을 배경으로 실제 조명을 활용한 촬영 체험존을 마련할 경우, 단순한 사진 촬영이 아니라 ‘캐릭터가 되어보는 몰입’으로 전환됩니다.

셋째, 이야기 구조에 따른 공간 내비게이션입니다. 단일 코스가 아닌 ‘챕터형 구성’을 도입하여 작품의 기-승-전-결에 맞춰 장소마다 감정과 메시지를 압축 제공하면 관람객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서사의 여정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콘텐츠 코스 설계, 공간을 이야기로 만드는 기술

촬영지를 따라가는 여행은 단순한 방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간에 서사를 입히고, 감정을 따라가며, 기억을 만들어내는 경험 설계입니다. 《무브 투 헤븐》이 보여준 따뜻한 고독, 《마스크걸》이 펼친 뒤틀린 자아, 《소년심판》이 던진 구조적 질문은 모두 공간 안에 새겨진 이야기로 다시 살아납니다. 진정한 콘텐츠 여행 코스는 ‘어디를 가야 할지’보다 ‘어떤 감정을 설계할 것인지’를 묻는 작업입니다. 지역은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그곳은 이야기의 한 축이며, 감정의 흐름이 지나가는 통로이자,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확장된 스토리텔링 플랫폼이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누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한 편의 드라마가 오래 남는 기억이 될 수도, 잊혀지는 소모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콘텐츠 기반 여행 코스 설계는 기획자, 로케이션 전문가, 지역 정부 모두가 협력하여 공간을 이야기로, 장소를 감정으로 전환하는 창조적 작업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콘텐츠는 지역을 살리고, 여행자는 이야기를 살아보게 되며, 서사와 장소, 감정과 도시가 하나의 코스로 연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