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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보다 더 흥한 드라마 (웹툰, 드라마, 역주행)

by chocolog 2025. 8. 21.

 

웹툰은 이제 단순한 온라인 콘텐츠를 넘어, 전 세계로 수출되는 K-콘텐츠의 핵심 IP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네이버 웹툰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원작 확보 경쟁에 나설 정도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일부 드라마가 원작보다 훨씬 더 큰 대중성과 흥행 성과를 기록하며 역주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작 웹툰의 팬들조차 놀라게 만든, 드라마로 더 크게 성공한 대표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성공의 이유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① <이태원 클라쓰>: 사회적 메시지와 스타 캐릭터로 대중을 사로잡다

조광진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JTBC, 2020)는 박서준, 김다미 주연으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원작은 이미 웹툰 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지만, 드라마는 사회 전반에 큰 울림을 주며 '현실과 싸우는 청춘의 성장기'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박서준이 연기한 ‘박새로이’는 단순한 웹툰 캐릭터를 넘어서 청년들의 롤모델로 부상했으며, 그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윤리적 신념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드라마는 원작의 핵심 스토리를 살리면서도, 다문화, 트랜스젠더, 장애, 권력 불균형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등장인물과 에피소드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OST '시작'은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며 ‘드라마를 넘은 브랜드’로 확장되었고, 넷플릭스를 통해 아시아, 북미, 유럽권 시청자에게까지 확산되며 글로벌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② <미생>: 웹툰보다 더 리얼한 현실 고발극

윤태호 작가의 네이버 웹툰 <미생>은 본래부터 평이 좋았고, 직장인 팬덤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웹툰의 인기 그 이상을 보여줬습니다.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직장물’이라는 평을 받으며, 당시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최고 시청률 10.3%를 달성했습니다.

웹툰과는 달리 드라마는 인물 간 심리 묘사와 사회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실제 사무실을 옮겨놓은 듯한 연출,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 등이 어우러져,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 리뷰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임시완이 연기한 ‘장그래’는 당시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에 직면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입니까?’, ‘장그래는 사원증이 없으니까요’ 같은 대사들은 밈(Meme)이 되어 회사 커뮤니티와 현실 직장인의 소통 콘텐츠로 재생산되었으며, 이 역시 웹툰에선 보기 힘든 현상이었습니다.

③ <지금 우리 학교는>: 오래된 웹툰에서 글로벌 대작으로

2009년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은 당시에는 제한된 플랫폼과 매체 환경 속에서 좀비물로서의 혁신성은 인정받았지만, 대중적 흥행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된 후, 공개 1주일 만에 전 세계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전례 없는 성공을 기록했습니다.

웹툰과 달리 드라마는 CG, 분장, 액션, 세트 디자인 등 시청각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몰입감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렸고, 특히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점점 폐허가 되어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또한 원작의 기본 줄거리는 유지하면서도, 캐릭터의 성격이나 전개를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글로벌 시청자에게도 낯설지 않게 구성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독일,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10대 성장 서사와 호러의 완벽한 조합"이라는 평을 받았고, 2022년 가장 성공한 넷플릭스 비영어 콘텐츠 TOP3에 등극했습니다.

 

이 세 작품은 모두 네이버 웹툰을 기반으로 하지만, 드라마화되면서 원작 이상의 대중적 파급력, 사회적 메시지, 글로벌 흥행 성과를 거둔 대표 사례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웹툰의 영상화'를 넘어, K-콘텐츠의 진화된 모습이자 산업 확장성과 스토리텔링 다양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